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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拔萃/종이

달콤한 나의 도시



아스팔트 위로 돌연 굵은 빗방울들이 후드득 떨어진다.
거리를 걷던 행인들이 일제히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 펼쳐든다.
모두들 오늘의 일기 예보를 충실히 숙지한 채 길을 나섰나 보다.
거리는 곧 색색의 우산들로 물결을 이룬다.

나에게는 우산이 없다.
예측 불가능한 인생을 사는 것은, 오로지 나뿐인가.

나는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유리로 된 자동문이 세상을 향해 활짝 열린다.




글: 정이현
사진: Whitney Lane
출처: 달콤한 나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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