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람 2007. 1. 28. 16:43



이젠 출발이라고
문을 두드리는 소리.

한낮의 햇빛이
커튼 없는 창가에
눈부신 어느 늦은 오후.
텅 빈 방안에 가득한 추억들을 세어보고 있지.
우두커니.

전부 가져가기에는
너무 무거운 너의 기억들을
혹시 조금 남겨두더라도
나를 용서해.
날 미워하지마.

녹슨 자전거 하나.
겨우 몇 개의 상자들.
움켜쥔 손에는 어느 샌가 따뜻해진 열쇠.
그게 다였는데

결국 다 그런 거라고
내 어깨를 두드려 줄
너는 어디 있는지.

전부 가져가기에는
너무 무거운 너의 기억들을
혹시 조금 남겨두더라도
나를 용서해.
날 미워하지마.

전부 가져가고 싶어.
곳곳에 배인 너의 숨결까지.

손때 묻은 열쇠 두개가
닫힌 문 뒤로 떨어지는 소리.

작사 : 박창학
출처 :  윤상 4집
사진 : 윤상 4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