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무기 씨는 아르바이트 하는 곳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지금 다른 여성 브랜드로 일터를 바꾸었는데
탈의실에 들어가 두시간이나 나오지 않은 여자며
가격표를 보고 울음을 터트린 여자,
가게 앞에서 애인과 한바탕 싸움을 벌이고
쇼케이스의 옷을 다 집어던졌다는 여자 이야기를 하며 분개했다.
그리고 곧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난 볼 때마다 웃음이 나는데.
여자친구를 따라온 남자들 말이야. 모두들 아주 따분한 얼굴을 하고 있거든."
"그래?"
"아주 절망적인 표정들이라니까. 아무 관심도 없는 표정으로 줄줄 따라 들어와선.
여자가 '이거 어때?' 하면 '좋은데.'하고 거의 송장 같은 표정으로 대답하지 뭐야."
가엾다며 하토무기 씨는 웃었다.
"그리고 그런 남자들이 제일 겁내는 게 뭔 줄 알아?"
"뭔데?"
"여자친구가 고민고민한 끝에, 입어 본 옷을 얌전히 개어 두고는
'좀 더 둘러보고 결정해야겠어.'라는 말을 할 때야."
글: 이사카 코타로
사진: Sarah Sudhoff
출처: 사막